영종도에서 나온 우리는 사강(대부,제부 가는곳에 있는 동네)에 사시는

처이모부가 매우 아프시다는 연락을 받고 4월 1-2일 쯤에 방문을 하려다

아예 다녀 오기로 하고 서해안 고속도로로 내달렸다

 

성산대교 앞에서 한시간 30분만에 사강에 도착하여

옛 기억을 더듬으며 집을 찾았다

도로가 확장되고 지역이 개발되면서 엣모습을 잃어버려

빨리 찾지는 못했지만 헤메지는 않았다

주변의 산과 논과 밭이 파헤쳐 지는걸 보면서 왠지

마음이 아프고 삭막해 진다

부드럽고 포근한 야산의 라인들이 썩뚝 잘려 나가고

새까만 아스팔트 길과 새파란 하늘을 가린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다

 

집안에 들어서니 처이모님이 반겨준다

거실에 누워계신 처이모부를 뵙는순간..................

 

그분은 백구두에 콤비 상의를 입고 모자를 단정히 쓰신

멋쟁이 노인 이었는데 ....................

이제 이승의 문턱을 넘어야할 기간이 그리 많지는 않게 보인다

 

울컥 눈물이 치미는걸 참고 조용히 손을 잡으니 누구인지 알겠다고

눈으로 말씀을 하신다

큰처남과 처남댁 그리고 와이프 모두가 눈시울을 붉힌다

 

막내아들 군에서 전사하여 국립묘지에 묻고, 당신 또한 국가 유공자로서

아들옆에 간다고 오히려 죽기를 재촉 하시는것 같다

오랜 병수발로 70이 넘은 처이모는 힘들어 하시지만

그래도 아내 밖에 없는가 보다

 

그냥 오려니 저녁을 먹고 가라고 잡으신다

이런 환경에선 밥이 넘어가지 않을것 같은데

막상 차려 놓으니 음식솜씨 좋으신 처이모 덕에 그런대로 먹을수 있었다

울적한 마음에 소주를 몇병 비웠는데 어제 너무 많이 마셔

받지를 않는다

올라오는길에 집사람이 주머니에 있던 3만원을 꺼내 이모 손에 쥐어준다

똘똘 말아 손에 꼭 쥐며 고마움의 눈물을 흘리는 이모.......................

 

큰처남과 나는 서울에 올라와서 생맥주로 대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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