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일상

왕의 귀환

벤허 2008. 2. 25. 14:49

23일

TV를 보다가 새조개와 석굴을 구워먹는 장면이 나오길래

"먹고 싶다"를 외쳤다.

저녁때 집사람이 먹으로 가잔다.

안간다는 큰놈을 억지로 꼬셔서 무의도 선착장 앞에있는 조개구이 집으로 행차를 했다.

영종 대교를 건너 가는데 강풍에 차체가 휘청거린다. 핸들을 똑바로 잡고 있는데도

저절로 옆으로 틀어질 정도로 강한 강풍이 몰아친다.

 

밤배를 타고 현해탄을 건너는 둘째놈이 걱정되었다.

82년도에 450톤급 완행선을 타고 6시간 30분간 홍도 여행때 높은 파도에

고생해본 경험이 있었기에......

파도가 배를 한번 때리면 좌우로 45도씩 휘청 거리는데,선실에 누워있던 사람들이

우르르 굴러 다녔으니까......거기에다 멀미까지...눈앞은 온통 노랗고,속은 메슥 메슥,

울렁 거리고 헛구역질이 마구 올라오는 고통은 당해본 사람만이 알기에.....

 

잠진도 선착정 건너가기 직전에 위치한 조개구이 집에서 조개구이 작은거(30,000원)

칼국수 4,000원,소주 1병,사이다 1병을 주문 했다.이 집은 대여섯번 와봐서

맛과 양은 익이 알고 있었던 바이다.

 

앗!! 그런데 이게 왠일...

아줌마가 달랑 키조개 한개와 가리비 5마리만 놓고 가는게 아닌가?

아무리 소자를 주문 한다고 해도 이게 3만원 이라니.......아줌마를 불러  이게 전부냐고

하니까 대답을 안한다.

그러고는 칼국수를 가지러 휑하니 가버린다.

은근히 부아가 치밀어 다시 아줌마를 부르니... 실실 웃으면서

나머지 조개를 한 바구니 가져오는 것이었다.

장난 놀았단다...... 밖은 엄청난 바람이 불고 매우 추운데

따뜻한 불앞에서 조개를 구워 먹자니 땀이 흐른다.

 

현해탄을 건너고 있을 딸걱정이 태산이다.

이 엄청난 바람에 추풍 낙옆처럼 흔들리는 배에서 고생하고 있을 둘째놈.

25일 아침에 부산에 도착 하자마자 전화가 왔다.

죽다 살아 났단다. 코피를 두번씩이나 흘리고...........

배에탄 모든 사람들이 밤새 토하고 화장실 가다가도 흔들려 넘어지고

한숨도 못자고 교회다니는 친구와 방에서 기도까지 했단다.

어찌됐던 무사히 집으로 돌아와 줘서 고맙다.

 

여행담에 신바람이 났다.

도착 1번째 호텔에 묵는날 애들이 집에 전화를 하려고 프론트에 내려가

한국말로 물어보니 종업원들이 무슨 말인지 전혀 이해를 못하고 다시 방으로 돌아오다가

우리 아이와 마추쳤는데,애들 다시 데리고 프론트에가서

"제펜 -코리아, 따르릉, 하우?? 하고 바디 렝기지를 하니 그때서야 웃으며 전화기와 국제전화

하는 방법을 알려 주어 모두들 통화를 했다며 역시 바디 랭귀지가 최고란다.

가족 모두가 배꼽을 잡고 웃어댔다.

아직도 배멀미에서 못벗어 나고 또 코피를 흘리길래 예뻐해 주었더니

쇼파에 반쯤 누워서

"아빠 물좀 떠다 주세요" " 과일좀 꺼내 주새요" 부려 먹는다.

"요놈....완전히 우리 막내의 귀환이 왕의 귀환이군.. 오늘만이다 너....."

아빠는 성실한 심부름꾼이 되어 주었다.

편안하게 잠든 녀석이 사랑스럽다.